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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위기로 삐걱거리는 韓美日관계(日本經濟, 해외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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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2005년 4월 29일 11시 30분 58초   [금요일] 글번호 435
북한 위기로 삐걱거리는 韓美日관계(上)

"균열의 진원지는 노무현 정권"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050428)


■ 평화의 균형자를 자처하고 나선 노무현 대통령

동북아시아 안전보장의 핵심인 韓美日관계에 최근 균열이 생겼다. 그 진원지는 바로 노무현 정권. 그는 북한 중국 러시아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외교노선을 제창, 韓美동맹과 韓日관계를 흔들면서 북한 核위기에 대한 대응 등 역내 안전보장 체제에 그림자를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해 12일 열린 한국 국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밝힌 '새로운 외교안보 구상'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이날 한 야당 의원은 "갑작스럽게 발표된 구상에 대해 미국은 '脫美·자주화' 노선이라고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평화의 균형자를 의미한다. 동북아시아의 평화협력 체제를 주체적, 적극적으로 만들겠다는 의사표시"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노무현 독트린'으로 불리는 이 구상은 '韓-美-日'이라는 구도에 얽매이지 않고 '북한-중국-러시아' 진영과도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으로, 외교의 기본원칙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서 국내외에 파문을 일으켰다. 盧대통령은 2월말 취임 2주년 기념연설에서 '동북아시아의 균형자'임을 밝히고 북한 중국 러시아에 더욱 가깝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윤광웅 국방부장관은 3월말 베이징에서 차오강촨(曹剛川) 中 국방부장을 만나 정기회담에 합의했다. 역대, 한국정권은 미국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북한과 우호관계에 있는 중국과의 군사교류에는 신중했다. 그러나 尹국방장관은 회담 후 韓中 군사교류를 '적어도 韓日수준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2일에는 러시아와도 군사교류를 확대한다데 합의했다. 한국 국방부는 미국 이외의 지역을 일괄 취급해 온 '대외정책과' 개편에도 나섰으며, 앞으로 중국 러시아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독립시킬 방침이다.

'中日대결' '美中충돌' 등이 발생할 경우 한국이 중재역할로 나서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한국정부가 그리는 시나리오다. '韓美동맹은 유지한다'고 하지만 역내 현안인 북한 核문제나 일본과의 역사 및 영토문제를 둘러싼 한국의 입장은 미국이나 일본보다 중국 북한 러시아에 가깝고 이는 美日양국에는 '韓美日 이탈 조짐'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盧대통령이 밝힌 '균형자론'의 밑바닥에는 한국의 발전전략이 깔려 있다. 中日이라는 아시아 경제대국 사이에서 한국이 계속 성장하려면 거대한 생산기지이자 최대 무역국이 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 밖에 없다. 지정학상의 리스크 요인인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의 정치력은 불가피하다.

■ 미국에 의존하는 것을 싫어하는 젊은이들

이러한 상황에는 盧정권의 성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와대 핵심에는 과거 학생운동과 민주화투쟁의 경험자가 다수 포진하고 있다. 즉 독재정권 하에서 탄압을 받았던 이들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의 실태다. 盧대통령 자신은 노동운동을 전문으로 하던 인권변호사 출신이다.

풍요로운 시대에 자란 한국의 젊은이들은 自國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고 미국에 의존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들이 바로 盧정권을 탄생시킨 지지층의 핵심이라는 사정도 한국정부가 對中·對北관계를 중시하는 정책을 후원하고 있다.

23일 자카르타 국제회의장. 이해찬 총리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이틀 연속 마주하며 "한반도에서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았을텐데"라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 간부에 따르면 말을 건넨 것은 한국측이지만 정작 중요한 核문제에 관해서는 싶도 깊은 논의가 없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올해로 55년. 한국의 新외교정책이 북한의 核문제 해결과 中日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라면 미국과 일본에는 환영할만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이 마치 중국이나 북한의 대변인처럼 주장을 시작했을 때 韓美日 협조체제에는 큰 파란요인이 되고 북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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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위기로 삐걱거리는 韓美日관계 (中)

"美, 한국 불신하며 거점 분산"


부시 美 정권과 관계가 깊은 안보전문가는 최근 "한반도에서 미군이 사라질 날이 올 지도 모른다"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한다. 그의 말대로 韓美동맹이 점점 약해질 것을 암시하는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일 주한미군 제8군 사령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8군내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 1,000명 을 감원한다는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직원으로 구성된 노조는 28일 파업을 위한 절차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8일에는 주한미군이 갑작스럽게 탄약 등 전쟁예비물자(WRSA) 프로그램을 2006년말 폐지하겠다고 밝혀 물의를 일으켰다.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미군은 탄약 등 예비물자 280종류, 약 60만톤을 한국에 비축하고 있지만 이를 폐지하겠다는 것으로, 미군 관계자는 "한국군은 강해졌고 미국의 비축은 필요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의 껄끄러운 관계가 표면화된 원인 중 하나는 한국 정부가 향후 2년간 주한미군의 방위비 부담액을 삭감하기로 결정한데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91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감액은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한반도 위기를 고려한 작전계획을 놓고 한국과 미국이 충돌했다. 미국측의 계획작성 제안에 한국은 자신들의 주권이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거부했고 美 정권내에는 '노무현 정권은 의지할 만한 곳이 못된다'는 불안이 확산됐다.

여러 美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정권내에는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반도 통일 이후 한국은 중국으로 기울고 미국으로부터 이탈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미국의 불안에 기름을 부은 것이 한국의 對日자세 변화다. 3월 중순 서울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라이스 美 국무장관은 "안보면의 활동을 추진하는 일본을 정말로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발언에 너무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盧대통령의 발언은 '韓美, 韓日 관계가 지금 보다 더 악화되면 북한이 생각한대로 되고 말 것'이라는 미국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미국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한국이 터키처럼 되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은 동맹국인 터키의 기지사용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反美여론이 고조되면서 터키는 마지막까지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미국은 작전을 대폭 수정해야 했다. 북한에 군사옵션을 취할 수 밖에 없는 경우 한국이 이를 지지할 것인지, 미국은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이탈할 것에 대비해 미국이 취하고 있는 포석이 괌과 하와이의 군비증강으로, 전략폭격기 원자력잠수함 발 빠른 하이테크 부대를 배치해 주한미군을 보완하는 체제를 마련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사정권 밖에 부대를 위치시켜 말 없는 압력을 가하겠다는 전술로, 한국에 거점을 전면 의존하지 않고 북한 위기에 대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美 안보전문가 가운데는 기지의 전면철수를 강요받은 필리핀의 사례를 한국에 적용시켜야 한다는 견해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美 국방부가 인도, 호주, 인도네시아 등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아시아태평양 거점을 분산시키고 있는 것은 이러한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국방부에 미군재편안을 조언하고 있는 유력 브레인은 한국을 염두에 두고 "동맹의 내구연수를 감안해야만 한다. 수명이 길지 않은 동맹국에 대량의 병력을 주둔시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앞으로 韓美양국이 동맹관계를 재정비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골이 더 깊어질 것인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관심은 이 한가지에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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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위기로 삐걱거리는 韓美日관계 (下)

"기로에 선 협력정책 "


4월 22일 저녁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이해찬 국무총리의 연설에는 예정에 없던 한 문장이 추가됐다. "과거에 대한 반성에는 진실성이 있어야 하며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는 고이즈미 총리가 연설에서 역사문제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 것을 알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급하게 연설문을 수정했다. 이에 대해 日 외무성 관계자는 "고이즈미 총리의 면전에서 말하는 것은 정말 예의가 없는 연설이다. 외교매너를 갖추기를 바란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李총리의 연설은 북한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했다. 연설에 앞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가진 10분간의 회담에서 李총리가 선택한 테마는 독도문제였다. 이 문제에 대해 南北은 협조자세를 연출했고, 역사문제까지 재료로 삼아 남북관계 개선을 우선하는 노무현 정권의 자세를 선명히 드러냈다.

核·미사일과 더불어 납치문제를 안고 있는 일본에게 있어서 북한이 가장 중요한 교섭상대로 생각하는 미국과 한반도 당사국인 한국과의 韓美日협력은 필수적이다. 日 정부가 특히 경계하는 것은 '민족협조'를 전면에 내세운 남북의 맹렬한 對日비판이 對北정책에 대한 韓日협력에 제동을 거는 상황이다.

한국은 유엔인권위원회가 14일 실시한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했다. 盧대통령이 3·1절 기념 연설에서 납치문제와 관련된 일본의 분노에 이해를 표명하면서도 강제징용과 종군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받은 고통은 수천, 수만배'라고 언급한 것도 일본으로 하여금 '한국의 본심이 나왔다'며 더욱 많은 불신감을 갖게 했다.

한국은 납치문제에 있어서 일본을 견제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으며 核문제에서도 견해차가 커지고 있다.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한국 일본 중국을 차례로 방문한 목적 가운데 하나는 최근 核증산 움직임을 강화하는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의 대안 검토였다. 한국 정부는 제재론을 논의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에 반대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으로, 압력을 선택지에 포함시킨다는 美日과 선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는 '對日관계와 북한문제에 대한 대응은 분리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對日공세를 멈추지 않는 노무현 정권을 지켜보는 日 정부는 반신반의하고 있으며 한 외무성 간부는 "韓美日이 모이는 것은 한국의 이반을 막는 것이 진짜 목적"이라고까지 말한다.

韓美日 공조체제의 위기는 북한에게는 '분단'의 기회가 된다. 자카르타 호텔에서 북한 외무성 간부는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말했다. 독도문제 뿐만 아니라 역사교과서 검정,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문제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對日비판 여론이 끓어오르면 시차 없이 북한이 한국의 주장에 동조하는 패턴은 이미 정착됐다.

28일 도쿄에서 일본측과의 회담을 마친 힐 차관보는 "중국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23일부터 시작된 그의 韓中日 순방은 한국에서 시작됐고 한국에서 마무리됐다. 북한 위기와 관련해 중요한 국면을 앞둔 상황에서 한국을 어떻게든 붙잡아두려고 미국과 일본도 열심이다.

북한에 대한 대응을 중심으로 동북아시아 안보의 핵심을 담당해 온 한국 미국 일본. 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싫어하는 공동체로 계속 그 존재감을 발휘할 것인지, 실질적인 공중분해 상태에 빠질 것인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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